항암치료 중인데 부부생활을 해도 될까요?
얼마 전 자궁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김 oo 씨, 지금은 방사선치료 중이다. 처음에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할 때까지는 치료에만 신경 쓰느라 미처 몰랐지만 최근 들어서는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 같아 고민이다. 예전처럼 돌아가기 위해 부부관계를 시도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괜히 시도했다가 암이 남편에게로 옮겨갈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관계를 하더라도 자궁이 없기 때문에 남편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을 것 같아서도 걱정이 된다. 실제로 김 씨와 같은 많은 여성 암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를 마친 후에도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 부부관계이다. 그러나 건강한 성생활은 삶의 질을 향상하는 중요한 요소로써,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암 치료과정을 잘 이겨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올바르고 건강한 부부관계에 대한 팁이다.
암 치료로 인해 여성 암환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성욕구가 저하되고 성교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폐경 증후군 및 오르가슴 감소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배우자와의 충분한 대화와 상호 노력, 의료적 도움 등으로 많은 부분 해결이 가능하므로 성기능 장애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도움을 받도록 한다.
* 암 치료로 인한 성기능 변화
1) 수술 : 부인암 수술이나 방광암의 수술을 한 이후에는 질이 짧아지고 좁아질 수 있다. 수술 후 좁아진 질로 남성 성기가 처음 삽입될 때는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관계를 반복함에 따라 질의 신축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통증은 점점 줄어든다. 또한 옆으로 누워서 하는 체위나 여성 상위 체위가 질 삽입을 적게 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또한 없어진 장기에 대한 자신감 저하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에는 처음부터 성교를 시도하기보다 포옹이나 키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2) 방사선요법 : 질을 포함하는 골반 부위에 방사선요법을 받은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질 점막이 위축되거나 질이 협착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질 윤활제를 사용하거나, 질 확장기를 사용하여 질을 넓혀주면 통증이 줄어들고 성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치료 중에는 출혈이나 감염의 위험이 있고 피부가 약해져 있으므로 치료 종료 후 약 4~8주 후 성교를 권하고 있다. 다만 방사선요법 자체가 배우자에게는 어떤 영향도 주지 않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3) 항암화학요법 : 피로나 통증, 메스꺼움이나 구토, 식욕부진 등의 신체적 문제와 탈모, 피부
색 변화 등 외모의 변화에 대한 심리적 위축, 불안감 등으로 성욕이 줄어들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 중에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성생활은 지속할 수 있지만, 면역기능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가급적 질 삽입은 삼가하도록 한다. 항암화학요법이나 항호르몬 치료를 받은 후 적어도 6개월간은 임신을 피해야 하며, 임신을 계획하기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도록 한다. 항호르몬요법 치료 시에는 여성 호르몬의 억제로 폐경 증후군을 유발하여 성생활에 불편감을 줄 수는 있지만 성욕을 느끼거나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으며, 성생활로 인해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여성 암환자의 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법
여성 암환자에게서 심리적 위축이 성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큰 원인이므로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성생활은 성교뿐 아니라 따뜻한 포옹과 키스, 신체적 접촉과 애무, 정서적 교류 등을 모두 포함하므로 이런 행위들이 배우자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더 중요한 방법이 된다. 그러므로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배우자의 따뜻한 이해와 솔직한 대화, 끊임없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1) 질 건조증
암 치료로 인해 질 분비물의 양이 감소되면 관계 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므로 편안한 성관계를 위해 마찰을 줄일 수 있도록 윤활제를 사용한다. 윤활제는 향기, 색깔, 첨가제 등이 없는 수용성 젤을 사용한다. 바셀린이나 오일성분의 윤활제는 진균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2) 폐경 증후군
호르몬 대체요법은 수면장애, 스트레스, 성에 대한 흥미를 잃고 짜증을 내는 등 폐경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호르몬에 민감한 질병의 경우에는 사용이 제한되므로,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하여 시행해야 한다. 휴식을 취하고 카페인을 제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3) 신체 일부 상실에 대한 대처
유방절제술이나 여성 생식기 절제술 등의 수술은 성관계 중에 느끼는 만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럴 경우 배우자와 함께 신체의 성감대를 찾아보거나 변화된 몸에 익숙해져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리적 위축이 성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는 매우 큰 원인이므로 자신감을 갖도록 노력한다.
이와 같은 방법들 외에도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 및 케겔 운동을 통해 질 근육의 탄력성을 증가시켜 만족스러운 성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또한 주의가 필요한 경우를 알고 있도록 하며 성관계 시 다량의 출혈이 있거나 심한 통증이 있을 시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리도록 한다.
암은 건강한 성생활에 결코 장애가 되지 않는다. 미리 겁을 먹고 억지로 피하려고 하면 삶의 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배우자와 환자가 서로의 사랑과 배려를 바탕으로 충분히 대화하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안전하고 건강한 성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