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이라는 표현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좁은 의미로 얘기하면 물질의 과다복용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로 얘기하면 의존과 내성을 포함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술을 마시는 것은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쓰일 때에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내성과 의존이 발생하는 순간부터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최근 국제보건기구에서 제정한 제11차 질병분류체계에 게임 이용 장애가 등록되면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긍정적인 면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현대인이 게임을 이용하는 행태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또한 게임 산업을 둘러싼 여러 상황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게임에 대해 의존과 내성이 발생하는 순간부터는 게임에 대한 과몰입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및 인터넷의 사용 또한 의존이나 내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과몰입 행태를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이용하여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 빠른 무선 통신망이 갖춰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보다 더 쉽고 더 빠르게 얻게 될 수 있다. 모든 매체가 그러하듯 인터넷은 적절히 사용할 경우에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낯선 곳을 여행하며 실시간으로 현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무엇보다도 낯선 곳을 안전하게 여행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처럼 가족끼리 같이 간 여행지 식당에서 부모의 편안한 저녁식사를 위하여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고, 긴 이동시간 동안 분명히 발생할 것이 뻔한 아이들의 짜증과 불만을 막기 위해 게임을 허용한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쥐어줄 수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책을 읽는 방식과 소비하는 습관에도 이미 큰 변화가 찾아와 버렸다.
독을 해소한다는 의미의 디톡스는 우리 몸에 들어온 독소를 배출하여 조금 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자 하는 행위다. 이에 빗대어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과몰입과 의존 및 내성을 줄인다는 의미로 디지털 디톡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하였다. 술이 끼치는 해악이 있다고 해서 술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는 어렵듯 게임과 디지털 기기가 미치는 해악이 있다고 해서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하철에 앉은 사람들이 옆 사람과의 대화보다는 제각기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고,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동안 아이들의 아빠는 핸드폰으로 야구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는 이롭게 사용할 때만 이기다. 디지털 기기를 어떻게 하면 이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시간을 정해 디지털 기기를 꺼두고 ▲사람들과의 대화에 집중하며 ▲종이책을 보는 시간을 늘리고 ▲특별한 목적 없이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위의 얘기들은 우리의 자녀가 스마트폰이나 게임에 과몰입하고 있을 때 해주고 싶은 얘기들이 아니던가? 따라서 우리의 아이들에게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과몰입을 막으려 하기 이전에 어른들부터가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과몰입을 스스로 줄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문명의 이기가 흉기가 되지 않도록 안전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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